경주시 황오동에 위치한 소여정은 경주의 대표적인 유적지들과 상권이 가장 발달한 황리단길 사이에 위치해있다. 전통한옥과는 달리 일반대중의 삶의 환경이었던 오래된 개량한옥을 프라이빗 스테이로 리모델링한 프로젝트이며 조용하고 고즈넉한 황오동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하였다.

내부공간은 한옥의 칸의 개념을 살려 평면을 계획하였다. 대청을 중심으로 칸마다 나누어진 방으로 구획되어 있던 비내력벽을 모두 철거하여 개방된 구조로 전체공간을 구성하였으며 칸을 나누는 구조부재를 기준으로 거실, 욕실, 다이닝, 그리고 침실을 각각의 미니 정원과 함께 배치하였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거실 칸은 바닥 단을 낮추어 외부와 레벨을 동일하게 형성하였다. 중정에서부터 연장되는 거실은 외부와 내부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공간으로 알코올 스토브와 프로젝터가 있으며 언제든지 문을 열고 외부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석재 욕조는 거실과 연결하여 스토브와 빔프로젝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가장 좋은 중정 뷰를 갖는다. 욕조 전면에는 출입구에서 이어지는 복도를 형성하여 입구성을 가지며 소여정에서의 여정이 시작된다.

소여정은 인구밀도가 높은 경주의 주요 관광지와 아주 가까이 위치하지만 숨어있는 듯한 오래된 공간이다. 복고적인 모습이 녹아 있는 전형적인 개량한옥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한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전통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