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미호리에 위치한 미호하우스는 전면으로 하천이 흐르고 후면으로 야트막한 산이 있는 한적한 농촌 마을이다. 배산임수를 따르는 긴 대지 위에 건축물이 장방형으로 앉아 전면으로는 하천이, 후면으로는 모든 공간에서 산이 보인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향에 구애받지 않는 대지는 온종일 강한 햇살이 들어오는데 전망과 채광과 같은 자연환경은 천혜의 자원이면서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했다.

마을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인구는 가까운 곳에서 농업이나 축산업에 종사하는데 건축주 또한 오랜 세월동안 정미소와 축사를 운영하여 그 생활패턴을 반영한 주택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대지의 동측에 건축주가 운영하는 정미소는 마을의 사랑방이어서 손님뿐만 아니라 마을주민들이 빈번히 드나드는 곳이다. 정미소에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했기에 주택은 대지와 정미소의 방향을 따라 북동측을 정면으로 계획하였다.

익숙한 시골의 박공지붕 풍경을 따르기보다는 현대적 측면을 나타내고자 캐노피로 확장하는 평지붕의 수평성을 강조하였고 거실, 주방으로 구성되는 공용부의 개방감과 공간감을 확장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천장고를 높였다. 다양한 높이와 형태의 창호는 외부의 풍경과 채광을 특별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천장고가 높은 주방의 천창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일정 수준 이상의 자연광을 유입하는 요소이며, 현관 앞 조경이 보이는 낮은 창문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손님의 방문을 파악할 수 있는 장치이다.

대지의 특성과 건축주의 생활방식에 맞는 집을 짓는 것이 단독주택의 묘미가 아닐까. 배산임수의 한적한 마을에서 한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아름다운 집이 되기를 바래본다.